엄마의 수세미
2022. 6. 29. 17:16
엄마와 딸은 나이가 들수록 친구가 된다고 한다. 늘 싸우면서도 당연히 붙어다니는 오래된 친구처럼, 언젠가부터 엄마와 나는 그렇게 같이 늙어가고 있다. 그 세대 어머니들이 다 그렇듯, 그저 ‘주부’로 살아온 우리엄마 역시 평생 자식 커가는 모습만 보고 살았다. 이렇다할 사회생활을 해본 적이 없고, 사람들 앞에서도 먼저 나서는 성격도 아니다보니 정기적인 모임이나 특별한 취미라 할 것도 없었다. 꽂꽂이며 그림이며 어쩌다 가끔 생기는 관심사도 본격적인 취미생활로 발전시키기엔, 역시나 ‘쓸데없는데 쓰는 돈’이아까워 “에이, 그런거 뭐하러해. 힘들어.”하며 관심없는 척을 하는 엄마가 그나마 할 수 있는 거라곤 자식 잘 되라는 마음에 집 앞 교회를 다니는 것 뿐이었다. 종교에 딱히 긍정적이지는 않지만, 평일은 일하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