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간다는 것은 생각만큼 어렵지 않습니다. 더 이상 회사라는 조직 속에서 살고 싶지 않은 사람, 취직 자체를 하지 못한 사람, 직장을 그만둔 사람, 창업은 했지만 방법이 잘못되어 실패한 사람, 여러 아르바이트에 도전했지만 꾸준히 계속하지 못하는 사람... 누구든 괜찮습니다. 아무 문제없습니다. [p.14]
직장생활을 힘들어하는 사람에게 '낙오자' 딱지를 붙여버리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간혹 "저 녀석은 낙오자야, 어떤 레이스에서도 못 이길 거야"라고 단정 지어버리는 사람들이 있는데요. 뭐라고 하든 자유지만, 도대체 그 '레이스'는 누가 주최한 것이며 승패는 또 누가 결정한다는 말인가요?
물론 누군가가 멋대로 주최해버린 레이스 따위, 신경 쓰지 않고 무시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상관없습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자신이 속한 세계의 가치관 속에서 살기 마련이죠. 언제부터인가 학교를 졸업하면 회사에 취직하는 것이 당연한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월급생활자로 산다는 것이 더 이상 '누구나 성공할 수 있는 안전한 길'이 아닌데도 말입니다.
월급생활자의 삶이 싫어졌다면 그만두면 됩니다. 아주 간단한 일입니다. 만약 유급 휴가를 쓸 수 있는 상황이라면 휴가를 챙겨 씁시다. 회사의 규칙을 따르다 회사가 싫어진 것이니, 적어도 그 규칙에 따라 누릴 수 있는 것은 모두 누리자고요. 그것조차 무리라면 그냥 그만둬버립시다. 회사에 다니면서 누릴 수 있었던 안전장치들은 사라질망정, '팍팍한 직장생활이 너무 싫어. 더는 못 견디겠어, 사람이 사는 게 아니야, 이대로 있다가는 어떻게 되고 말거야'라고 생각하며 꾸역꾸역 출근하는 사람의 삶보다는 훨씬 덜 불행하지 않을까요? [p.25]
일단 지역마다 도서관이 있습니다. 관심 있는 장르의 책만 추려보세요. 족히 300권은 찾을 수 있을 겁니다. 하루에 한 권씩 부지런히 읽어도 1년은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양입니다. 당연히 돈도 들지 않습니다. 무려 1년 동안이나 즐길 수 있지만, 초기비용이나 입회비도 일체 없습니다. 게다가 한 장르의 책을 300권쯤 읽으면 그 분야에 대한 지식이 쌓여 남부럽지 않게 의견을 말할 수 있게 됩니다. [p.29]
물론 그 전시를 재미있어 하느냐, 아니냐는 교양의 문제입니다. 교양이 없으면 도서관에 가도 읽을 책이 없습니다. 교양의 유무는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가'하는 문제와 직결됩니다. [p.29]
책 읽는 습관이 전혀 없거나 활자를 보는 것이 영 어렵다면 도서관에 있는 아동 코너를 추천합니다. 아동 문학 중에는 이해하기 쉬운 말로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룬 책이 많습니다. ... 책은 도망가지 않고 늘 그곳에 있으니, 도서관에 한 번 가보면 시간을 보내는 방법이 바뀔지도 모릅니다. [p.30]
일상적으로 하는 행동을 돈으로 바꾼다는 발상은 초라한 창업의 기본적인 사고방식 중 하나입니다. 이것을 '생활의 자본화(비용의 자본화)'라 칭하겠습니다. [p.39]
모든 생활을 자신의 노동으로 해결하고 남은 만큼 판매해서 자본으로 만든다는 개념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자급자족'입니다. 그야말로 기원전부터 이어져 온 행위이지만 오늘날 이를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현대 사회에도 충분히 통용될 수 있는 방법인데 말입니다. [p.44]
사람들이 유명한 곳에 일을 맡기는 가장 큰 이유는 이름이 알려진 곳일수록 경험이 많고 익숙하게 일을 처리하기 때문입니다. "일이 하나도 없으니 일 좀 맡겨주세요"라고 말하는 사람보다 "굉장히 바쁘긴하지만 이 날짜에는 시간을 비울 수 있어요. 어떻게 하시겠어요?"라고 묻는 사람에게 일을 맡기고 싶어지는 게 당연합니다. [p.109]
손님들이 의뢰를 결심하는 가장 중요한 조건이 바로 이 '꾸준히 일하는 분위기'입니다. 보습 학원에 학생이 한 명 밖에 없다면 '신규발 개설! 새로운 코스인 만큼 소수 정예로 세심한 지도가 가능합니다!'라고 홍보하고, 그 학생이 1지만 대학에 합격하면 '쾌거! 합격률 100%'라고 발표하는 것이죠.
거짓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식의 발표를 반복하면 실제로 의뢰가 들어오고, 그 의뢰를 처리해나가다 보면 결국에는 정말로 바빠져서 가게가 번창하게 됩니다. 원래 이렇게 돌아가는 법이죠. 벌이가 안 좋다고 그것을 얼굴에 드러내서는 안됩니다. 경영이 안 좋을 때야말로 바쁜 모습을 연출합시다.
'왠지 즐거워 보이네. 뭔지 모르지만 대단한 것 같아!' 이런 느낌만으로도 사람을 모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말해 '왠지 좀 지루해 보이네, 어딘가 잘 안 풀리는 모양이야'라는 생각만으로 사람들은 그 가게를 만만하게 보고 발길을 끊게 됩니다. [p.111]
'세이죠가 눈앞에!'라는 카피의 포인트는 '세이죠는 아니다'라는 점에 있습니다. "우리 집 바로 앞이 편의점이야"라고 말하는 사람이 편의점에 살지는 않잖아요. 한때 유행했던 방문 판매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집에 찾아와 "소방서 쪽에서 왔는데요. 가정용 소화기의 구입을..."이라고 장사를 하던 영업 멘트 말입니다. 소방서 쪽에서 왔다고 했을 뿐, 소방서에서 나왔다는 말은 한마디도 하지 않았습니다.
이와 같은 '거짓말은 아닐 정도의 포장'은 실제로도 많이 쓰입니다. '지금의 당신만이 표현 가능한 아름다움이 있다'는 화장품 광고는 '(우리 회사의 화장품을 쓴다면) 당신은 젊었을 때보다 지금이 아름답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입니다. 괄호 안의 내용이 제일 중요합니다. [p.113]
"샷킹다마 씨는 초콜릿이 네 조각 남으면 두 조각씩 나눠야 마음이 편한 사람이군요. 하지만 그게 꼭 맞는 건 아니에요. 한 조각 받는 걸 더 좋아하는 사람도 많아요. 사실 사람들은 무조건 평등하게 나눈다고 그렇게 기뻐하지 않아요." 이 말을 듣고 저는 굉장히 놀랐어요. 모든 것을 동등하게 나누는 것이 최선이라고 여겼었는데, 사람들과 같이 제대로 일을 하려면 이런 무조건적인 평등에 관한 강박은 버려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p.1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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